오늘 그야말로 '블랙 프라이데이' 가 발생했습니다. 저는 '브렉시트'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었는데 결국 영국인의 선택은 EU를 떠나는 것이었습니다. 주식시장은 2011년 8월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이후 하루의 낙폭으로는 가장 큰 하락을 기록한 것으로 기억됩니다. 하지만 오늘의 충격에서 주식시장은 작은 비중이었습니다. 주인공은 바로 외환시장과 채권시장에서였습니다. 제가 오후 3시쯤 캡쳐를 해둔 시장상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외환시장에서 파운드화는 10%가 넘게 '붕괴' 되었고 이에 따라 달러인덱스가 상승하며 유로화가 하락하였고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엔화는 가치가 상승하였습니다. 채권시장에서는 미국채 2년물의 수익률이 32%가량 하락하였습니다. 역시나 지난 유럽부채위기 이후 최대폭의 하락이 아닌가 싶습니다. 시장의 크기는 외환시장이 가장 크고 다음이 채권시장이고 가장 작은 시장이 주식시장인데 오늘 외환시장에서 얼마나 많은 투자자들의 손실이 있었을지 짐작조차 가질 않습니다.
시장은 충격을 그대로 보여준 모습이었고, 영국은 극명하게 연방이 분열될 모습을 보였습니다.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는 연방탈퇴와 유럽연합 재가입을 추진할 것입니다. 결국 영국의 캐머런 총리는 국민투표 결과 발표이후 사퇴를 표명했습니다. 앞으로 리스본 조약에 따라 2년간 협상을 진행할 것인데, 그 과정을 본인이 이끌 수는 없는 노릇이겠죠.
● 역시나 튀어나오는 연쇄 탈퇴 움직임과 유럽연합의 존립문제.
브렉시트가 국민투표로 결정이 나자 네덜란드 극우 정당 당수가 네덜란드도 국민투표를 실시하자고 요청하였습니다. 'Nexit' 의 부상입니다. 프랑스에서도 'Frexit' 이야기가 흘러나옵니다. 이들 뿐만 아니라 북유럽국가들의 움직임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스페인과 그리스 이탈리아까지..하지만 이들 국가들은 EU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임을 봉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들 국가들이 유로존인 것뿐만 아니라 점점 지역별 블록 경제 공동체가 되가는 세계 경제 속에서 생각있는 유럽지도자 들이라면 어떻해서든 수습책을 내놓을 것입니다. 하지만 역시 장기적으로 유럽의 분열에 대한 불안감은 커지게 될 것입니다. 혹은 보다 더 강력한 결합이 될 수도 있을까요? 아직 이익과 입장의 대립으로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은 위기를 거치면 보다 풀기 쉽게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몇 개의 강국만 남아 뭉쳐진다면 그건 더욱 더 빠른 유럽 전체의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터키의 EU 가입협상과 난민 문제.
연쇄적인 유럽연합 탈퇴 움직임을 봉쇄하기 위해서라도 터키의 EU가입은 최소한 몇 년간은 어려울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리고 브렉시트 통과로 난민 처우에 관하여,, 또한 셍겐조약에 관하여 유럽연합국 정치인들에게 변화를 위한 명분이 될 가능성도 높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 영국은 앞으로 망할까? 사실 그렇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비록 오늘은 정치의 불확실성이 얼마나 크게 시장에 작용할 수 있는 지를 명백히 보여주는 모습이었지만,, 영국의 EU 탈퇴가 경제적인악영향이 엄청나다고는 생각치 않습니다. 물론 단기적인 금융 불안정성은 피할 수 없는 부분이고, 그렇기에 영란은행과 ECB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미리미리 방어막을 치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큰 타격을 줄 사항은 아닐 것입니다. 우선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라 2년간 영국에게 시간이 주어집니다. 아마도 스위스나 노르웨이와 같이 지금 비 EU국가들이 맺고 있는 자유무역협상을 영국과 EU가 진행한다면, 역내 무역 불리함은 사라질 것입니다. 또한 영국인에 대한 유럽내 자유로운 이주와 같은 추가적인 인적자원의 이동에 대한 협상도 진행되지 않을까요? 셍겐조약에서 영국에 대한 특별한 예외를 주었을 정도인데, 그 정도는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다만 정치적으로 별다른 돌발사건없이 온건하게 협상이 흘러갔을 것을 가정해야겠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불안한 점은 EU라는 비록 한 쪽 발만 걸쳤지만 큰 울타리를 벗어나 영국이 홀로 세계를 상대해야 한다는 점과 영국이 지역별로 분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입니다. 그에 따라 파운드화에 대한 집요한 공격은 틈이 날 때마다 계속 될 것입니다. 묘하게도 이번에도 '소로스'가 언급되는 모습입니다. 소로스가 직접 파운드화를 공격한다고 한 적은 없지 않나요? 브렉시트가 발생한다면 파운드화가 15%이상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한 것이 전부가 아닌가 싶은데 아직까지 소로스는 외환시장에서 특히나 파운드화에게는 '공포'와 같은 존재인가 봅니다. 여담으로 생각에 따라서는 소로스가 매우 악랄한 외환 투기꾼으로 비춰질수도 있겠지만, 그의 여러 저서에서 보여주는 '재귀성'과 '오류성'에 관한 철학은 한 시대를 주름잡았던 금융자산가의 통찰로 인정될 부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영국의 유럽연합탈퇴는 단기적인 영향에 국한될 것이고, 그렇게 만드는 노력을 영국과 유럽연합에서 취할 것입니다.
● 끝으로.. 오늘 같은 날 묘하게도 아래 소식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일정이 겹쳤겠지만, 영국이 유럽연합을 떠나게 되는 날.. 파운드화는 10% 하락하는 날 보게 되니 느낌이 새롭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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